이번 칼럼에서는 최근 평가를 진행하였던 기업의 사례와 함께 평가의 목적과 평가과정에서 리더들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먼저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는 기업의 예이다. A기업은 재작년 주력제품을 더 이상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작년 한해동안 부족해진 매출부분을 백업하기 위해 전사가 힘을 모아 기존제품과 신제품으로 기존 매출의 약 80%를 방어해냈다. 담당 컨설턴트 입장에서도 이런 상황에 대해 불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는 유의미한 성과라 생각한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사 조직원들이 해당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고객사와 현업들에게 건네고 싶은 인정, 격려 등과 별개로 평가자 혹은 피평가자가 평가를 실시하며 감정과 상황적 판단을 평가결과에 반영하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평가자는 피평가자의 수고에 대한 보상으로 평가를 상향조정을 하고, 담당자는 본인의 노력을 인정받고자 스스로 상향평가를 실시하는 모습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A기업에서 이와 같은 현상이 전과 비교될 정도로 많이 발견되었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필자 역시 해당 기수 동안 고객사 조직원들의 노고에 대해 공감하고 있고, 상향평가가 많아진 현상은 어느정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위기는 계속 진행중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전 기수의 수고를 인정하지 않으면 조직원들에게 앞으로의 고생을 독려하기 위한 동기를 부여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향평가를 용인한다면 평가를 비롯한 기업의 성과관리체계의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이 한, 두기수만 더 진행되더라도 성과와 무관한 일을 하여도 평가자에게 노력하는 모습만 보인다면 평가 때 잘 봐줄 것이라는 의식이 자리 잡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평가자는 조직의 상황을 평가에 반영하면 안되는 것일까? 대답을 위해서는 평가의 목적과 그것을 달성할 수 있는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기업에서 평가자는 대부분 조직의 리더이다. 그리고 리더들은 기업의 행위에 책임을 져야하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리더가 책임을 완수하기 위해 평가제도에서 조직원들에게 기대하는 점 즉, 평가의 목적은 무엇일까? 평가제도는 흔히 ‘신상필벌’이라는 단어와 연관 짓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평가의 효과가 외부적으로 드러나는 모습일 뿐 평가의 목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고, 그래서도 안 된다.
기업이 평가제도를 실시하는 목적은 실질적인(기업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조직원을 육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평가의 과정에서 목표를 수립할 때와 비교하여 무엇을 달성했는지(성과) 정해진 기간을 회고하며 잘한 것과 부족한 것에 대해 조직과 대상자가 확인하는 상호작용이 이루어진다. 평가 결과를 통해 성과에 대한 보상, 미진한 부분에 대한 보완조치 등 조직원에게 기업에서 성과란 무엇인지, 인정받는 모습은 어떤 모습인지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조직원의 행동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평가자는 평가를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권한을 행사하는 것도 규정과 형평성을 무시하면 안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평가자가 평가를 실시하는 목적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목표를 수립할 때 모두가 예상할 수 있는 어려운 성과라면 그에 맞게 평가(측정) 수준을 정밀하고 현실적(담당자에게 알맞은 도전적인 수준)으로 설정해야 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지, 평가 때 결과를 보정하는 것은 본인의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였음을 자백하는 것이라는 걸 알아야한다. 목표수립 당시 살피지 못한 바를 평가 때 평가자의 권한으로 선심 쓰듯 보정하는 모습은 피평가자의 기수 동안 고민과 고생을 생각하면 그렇게 기분 좋은 일도 아닐 것이다. 수립된 목표 외 성과에 대해서는 내부 규정에 따라 추가 성과 혹은 포상 등 다른 수단으로 인정해야한다. 성과가 아닌 수고에 대한 인정을 이유로 노력과 상관없는 목표에 이를 반영하여 평가를 상향하는 것은 성과관리체계에 대한 이해도가 낮거나, 무신경한 리더로 조직에 비춰질 가능성이 있다. 이 두가지 외에도 작위적인 평가결과에 대한 보정은 조직원들에게 성과관리체계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도 있고 평가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게 만든다. 평가는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평가자는 평가결과에 대한 피평가자의 만족과 불만족 상태를 온전히 받아들여야 한다. 발생하는 불만사항은 분석 후 필요한 개선을 실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피평가자에게 평가를 포함한 성과관리의 목적을 정확하게 이해시킬 수 있다. 평가를 앞둔 리더들은 부디 본인의 기업에서 평가의 목적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성과는 개인의 수고가 아닌 조직이 발전(변화)된 모습임을 유념하여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에 임하길 바란다. 평가 조정을 할 때는 이유에 대해서도 충분히 조직, 대상자와 공유하고 의도한 메세지를 명확하게 전달하길 바란다. 모든 제도가 그렇듯이 평가제도 역시 완벽할 수 없다. 부족했던 것에 대한 분석과 개선을 통해 성과관리체계를 고도화해 나간다면 결과적으로 평가를 통해 기업과 조직, 개인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PMI Group 칼럼 57 - 성과평가의 어려움 - 성과평가를 앞둔 리더들에게 전하는 당부 - 이 칼럼 내용의 일부 또는 전부는 작성자의 승인 없이 무단으로 도용하거나 복제할 수 없습니다.